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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way

아름다울 사명

어제 오후부터 비도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꽃 구경 아직 덜했는데 주말 지나면
다 떨어지고 없겠구나 했었다.
완전한 오해였다.

부모님 댁에 다녀오는 길에
아직 핑크빛 벚꽃이 가득하다.
비오고 청명한 대기 속에
더욱 화사하고 설레이게 만발했다.
강풍주의보가 다 내렸었는데!
코끝이 찡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그동안 그들은
비가 와서,
바람이 불어서
꽃잎을 빼앗긴게 아니었나보다.
때가 되면 꽃잎을 놓아보내고
푸른 잎을 세상에 내놓았던가보다.
그들은 아름다울 사명을
끝까지 수행하는 삶이었던 것이다.

자연은.. 이렇게 감동적이다.
나만 옹졸하고 편협하다.
아름다운 벚꽃 앞에
한없이 쪼그라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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